3.78m 석축과 바위 글씨만 남은 1800년대 비밀 정원, 백석동천

부암동 백사골 · 경화세족 홍우길이 소유했던 조선 후기 별서 유적

1800년대 북악산 뒷자락 백사골에 들어선 별서 백석동천은 목조 건물은 모두 사라졌지만, 3.78m 높이의 석축과 바위에 새겨진 글씨만으로 19세기 도성 밖 별서의 구조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백석동천 각자
백석동천 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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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약 3.78m 높이로 인공 대지를 쌓아 올린 돌 축대 위에는 지금 기둥 하나 없이 주춧돌과 터만 남아 있습니다. 건물은 모두 유실되어 사라졌지만, 부암동 골짜기 깊은 곳에 어떤 형태의 조선 후기 별서가 숨겨져 있었을까요?

1800년대 도성 근교였던 백악산(북악산) 뒷자락 백사골에 한 정원이 들어섰습니다. 주변에 흰 돌이 많고 경치가 수려한 이곳을 사람들은 백석동천이라 불렀습니다. '백석'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명산인 백석산에서 따왔는데, 이는 한양의 백악산(북악산)에서 착안한 풀이입니다. 동천(洞天)은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정원은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 남북 방향으로 조성되었습니다. 가장 아래쪽에는 육각정자와 연못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위쪽으로 약 3.78m 높이의 대지를 돌로 쌓아 올려 평평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높은 대지 위를 다시 둘로 나누어 한쪽에는 사랑채를, 다른 한쪽에는 안채를 구획해 배치했습니다.

19세기 한양에서는 도성 밖 경승지에 별서(일종의 별장)를 짓는 문화가 사대부들 사이에서 유행했습니다. 김조순의 옥호정이나 김흥근의 석파정, 심상응의 성낙원처럼 백석동천 역시 도성과 가깝고 자연 경관이 수려한 골짜기에 자리를 잡은 대표적인 별서였습니다.

이곳은 19세기 경화세족이었던 애사 홍우길(1809~1890)이 백석실(白石室)이라는 이름으로 소유했습니다. 경화세족(京華世族)은 한양에 거주하며 세대로 높은 관직을 지낸 유학자이자 관료 집단을 가리킵니다. 홍우길은 북한산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이 백사골 골짜기의 백석실을 자신의 공간으로 가꾸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채와 안채, 육각정자 등 나무로 지었던 모든 건물은 붕괴되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언제 어떤 이유로 건물들이 파괴되었는지 구체적인 기록은 전하지 않습니다. 담장과 석축 일부만 남아 과거의 구획을 짐작하게 할 뿐이었습니다.

건물은 유실되었지만 바위에 새긴 글씨와 돌 석축은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바위에 깊게 새겨진 '백석동천(白石洞天)'과 '월암(月巖)'이라는 각자(刻字), 그리고 3.78m 석축과 건물 기초는 이곳이 별서 정원이었음을 명확히 증언했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1월 8일, 백석동천 일대는 대한민국의 명승 제3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건물터와 연못, 각자 바위가 계곡 자연 속에 그대로 남아 19세기 조선 사대부 별서의 구성 요소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금

부암동 백사골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수풀 사이로 바위에 새겨진 '백석동천'과 '월암' 글씨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 인근에는 약 3.78m 높이로 단단하게 쌓은 대지 석축과 옛 사랑채·안채의 기단 기초, 그리고 남북으로 늘어선 연못 터와 정자 자리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목조 건물은 남아 있지 않으나, 인공 석축과 각자 바위가 1800년대 도성 근교 별서의 공간 배치를 원형 그대로 알려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백석동천'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백석'은 백악산(북악산)에서 착안한 중국의 명산 백석산에서 비롯되었으며, '동천(洞天)'은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을 뜻합니다.
백석동천을 소유했던 인물은 누구인가요?
19세기 경화세족이었던 애사 홍우길(1809~1890)이 백석동천 일대의 백석실을 소유했습니다.
현재 현장에 가보면 어떤 자취가 남아 있나요?
바위에 새겨진 '백석동천' 및 '월암' 각자, 약 3.78m 높이의 대지 석축, 사랑채와 안채의 건물 기초, 연못 터와 육각정자 자리가 남아 있습니다.

같이 보면

출처

국가유산청 문화재공간정보,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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